Page 10 - [남미복음신문_759호]2020년 10월 16일 지면보기
P. 10

10    남미복음신문  www.nammicj.net                                      오피니언                                             2020년10월16일 금요일



         ◆ 문학의 길에서 ◆                                             “비가 오면 너에게 할 말이                 전대진의 “내가 얼마나 만만해 보였으면”<52>
                                                                 있어 참 반갑다”, “ 비가 자
                           비오는 날                                 주 오니 정말 살맛이 나네”
                                                                 라며 대화의 문을 열기도 한
                                     다가 만 비가 추적추적 오는             다. 지금 내리고 있는 비는 계
                                     날이었다] 시작 부분에서 차             절상으로 봄비지만 봄비와 다
                                     라리 눈이라면 포근할텐데 눈             른 느낌을 주는 것은 우리의
                                     이 변해, 비가 오는 것으로 표           일상들이 포근할 수 없는 환
                                     현하여 우울한 분위기를 조성             경 탓이리라. 마음이 추워서
                                     한다. 많은 문학 작품들이 자            인지 오늘은 별나게 차갑게
                                     연 현상을 소재로 창작되어              느껴진다. 눈이 거의 없는 이
                                     지는 것은 당연히 우리 인간             곳에서는 당연히 비오는 날의
         며칠 간 심심찮게 비가 내렸             과 자연의 조화를 맛있게 어             기분을 계절에 따라 이리저리
        다. 비가 오는 날이면 왠지 마            우르려는 작가의 창작 심리라             느낄 수 밖에 없다. 비가 오는
        음이 차분해지고 포근해진다.              고 볼 수도 있겠다. 이런 예가           날이 유난히 좋아 주위의 모
        개인적인 생각일지 모르나 비              있다하여 비의 소재를 우울한             든 상황을 다 보듬을 수 있다
        는 적당히 우리의 기분을 상              이미지로만  고정하진  말자.            면 비 때문이 아니라 내 마음
        쾌하게 상승시켜 준다는 생각              봄에 내리는 비는 추적추적              이 푸근해서 그랬을 것인데
        이 든다. 그래서일까, 비가 오            내리지 않고 노래 부르듯 경             그렇지 못한 마음을 비 때문
        는 날이면 주위의 모든 것들              쾌하게 내린다. 이런 분위기             이라고 덮어 씌운다.                           스스로가 지금 잘하고 있는 건지 고민될 때는
        이 용서(?)가 되는 이상한 습            에 창작되는 봄비는 단어 자               지금  밖엔  가느다란  실비                         잠깐 멈추고, 곰곰히 잘 생각해봐.
        성이 있다. 비로 인한 산사태             체 만으로도 분위기를 압도한             가 내리고 자연의 순리에 따                       내가 너무 열심히 해서 ‘지쳐서’ 그런 건지,
        로 살 곳을 잃은 딱한 소식이             다.                          라 자기 할 일에 최선을 다하                        아무 것도 ‘안 해서’ 그냥 불안한 건지.
        들려오고 어디에선 물이 없는               많은 시와 노래가 연결되어             고 있을 뿐인 비도 살짝 눈치                          경험과 낭비를 분별할 줄 알아야 해.
        고갈 현상이 생명을 앗아간다              있는 것은 이 때문이리라. 이            를 보며 여린 마음이 되어 눈                    나쁜 경험도 경험이란 말에 속아 소중한 네 젊음을
        고 하는데 사치스러운 비 타              채 시인의 [가끔은 비가 되고            물을 질글질금 흘리고 있을지                                  더 이상 빼앗기지 마.
        령이 송구하다.                     싶다]라는 시가 오늘 아침에             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감                              그건 경험이 아니라 낭비야.
         문학 속에서의 비의 등장은              아릿하다.                       성을 느끼게 해준 비를 향해                   정말로 중요하고, 해야 할 일만 하더라도 인생은 짧아.
        대부분 우울한 얘기와 연결되               [비가 오는 날이면 가끔은 비           살짝 원망한 마음을 다시 돌                   배울 게 있는 고생은 훗날 큰 자산이자 경험이 되지만,
        고 비가 오는 날의 배경 설정             가 되고 싶다./ 비가 잎을 키           려 잡는다. 이 마음의 끝을 잡               배울 게 없는 고생은 말 그대로 그건 그냥 ‘개고생’이야.
        은 우울한 내면과 절망을 표              우고 꽃을 피울 때 초록비나             고 보고 싶은 이에게 글이라                             젊어서 고생은 꼭 사서도 한다?
        현하는 데에 기여하고 있다.              꽃비가 되어, 나도 세상의 무            도 한 번 전해보면 어떨까!                   아니, 꼭 해야 할 일만 해도 할 일은 많고, 인생은 짧아.
        가난한 도시민의 비참한 생활              엇 하나 반듯하게 키워내고               재외 동포신문을 타고 나간
        상을 드러낸 사실주의 작품               싶다/ 생명은 어디서부터 오             교육현장의 글이 곳곳에 전달
        현진건의 ‘운수 좋은 날’은              는가 아버지의 탯줄 같고 어             되어 시차를 견뎌야하는 방송                ※ 위 내용은 전대진 작가의 허락 하에 본 신문 지면에 게재되
        첫 대목에서 부터 앞으로 전              머니의 젖줄 같은 물/ 땅 속            인터뷰가 쇄도해 바쁜 나날을                는 것이며, 무단 전재 및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개 될 소설의 결론을 제시하              에는 하늘의 물이 흐르고 당             보낸 이 즈음에 내린 비는, 나             <7면에 이어서>                     Rulle)의 말씀이 교회로부터 온
        여 글을 읽어가는 내내 음습              신과 나 사이에는 사랑의 물             에게 평안과 위로를 주는 생                이번 추석은 코로나 19로 고             나라에 넘치기를 간구해 본다.
        한 기분을 떨칠 수가 없게 된             이 흐른다/ 하늘비는 이 땅의            명과 같은 비가 되었다.                 향에 가서 부모님 가족 형제 보             아멘.
        다.                           축복,누구에게 축복의 이유가                                           기도 쉽지 않은데 마음으로 부
         [새침하게 흐린 품이 눈이 올            되고 싶다.]                                     김동순 권사        모님과 가족들에게 감사하며                                이수명 목사
        듯하더니, 눈은 아니 오고 얼               황인숙  시인도  그랬듯이            (배우리한글학교장, 연합교회)
                                                                                               주님이 주신 황금률(Golden                  (나누리나누리선교회장)
   5   6   7   8   9   10   11   12   13   14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