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 - [남미복음신문_746호]2020년 7월 10일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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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복음신문  www.nammicj.net                                            오피니언                                         2020년7월10일 금요일 11


       [조명환의 쓴소리, 단소리]                                            님 한분이 앉아 계시다. ‘거안            는 서로 다른 공간에서 8시간              에는 지금 코로나 이후 심어놓
                                                                  실업회장님’이시다. ‘거실과              을 살다가 저녁때면 집에 모이              은 토마토, 고추, 옥수수, 오이,
                     슬기로운 가정생활                                    안방만 오가는 실업자 회장’              는 게 가족이다. 당연히 습관이             깻잎이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이란 말이다. 웃자고 누가 만든            다르고 취향도 다르다. 오늘 저             이미 상추는 엄청 많이 따 먹었
                          사람  사     자라고 생각하라고 했다. 조언              말일 것이다.                      녁 나는 냉면을 먹고 싶은데 아             다. 나와 아내는 이 밭에서 함
                        는 동네에       인 것 같지만 협박성에 가깝다.              우리 부부가 집사와 장노가 되            내는 비빔밥이 땡긴다고 한다.              께 일할 때 만큼은 평화 그 자
                        서 사람을       웬만하면 집에 콕 박혀 ‘집               어 집구석에 틀어박혀 있는 건             나는 관중 없이 다시 시작한 골             체다. 밀레의 ‘만종’에 나오
                        못 만나고       콕’하는 게 상책이라는 말이               모두 코로나 때문이다. 전혀 마            프채널을 보고 싶은데 아내는               는 부부가 따로 없다. 밭을 함
                        산다면 영       다. 돈 없고 빽은 없지만 그냥             음에도 없는 거안실업회장 신              한국의 ‘미스터트롯’을 보자               께 가꾸는 일이 우리 집의 슬기
                        낙없이 창       성실과 근면을 밑천삼아 아메               세가 된 것도 그 놈 때문이다.            고 한다. 합의점을 찾기가 어려             로운 가정생활의 비결이다.
                        살  없는       리칸 드림을 이루려는 보통사               그 결과로 내 마음에 찾아든 모            워질 때가 많다. 이렇게 코로나              어느 날 아내는 뒤뜰에 무성하
                        감옥 아니       람들도 마음속에서 폭동이 일               든 정신적 피해를 코로나에게              가 불러온 24시간 집콕생활은              던 선인장을 정리하면서 큰 화
       겠는가? 지금 우리 모두는 코             어날 것 같은 심정이다. 고분고             청구해야 마땅하다. 재산상의              당연히 조화보다 갈등의 시간               분에 6개의 크고 작은 막대 선
       로나 때문에 창살 없는 감옥에             분할 때가 따로 있지 코로나가              피해는 더 말할 것도 없다.              이 더 많을 수 있다. 그래서 놀            인장을 심은 화분을 밭 근처에
       살고 있다.                       이렇게 염장을 지르는데 참는                그러나 피해보상은 커녕 당장             랍게도 코로나 이후 부부 이혼              옮겨놓고 내게 설명했다. 2개
        경제가 열리기 시작하자 하향             데도 한계가 있는 거 아닌가?              이 세상에 코로나를 이길 자는             율이 수직 상승하고 있다는 보              의 선인장은 당신과 나, 그리고
       곡선을 기대했던 코로나 확진              이런 마당에 이 나라 대통령은              한명도 없다. 만약에 코로나를             도를 읽었다.                       또 하나는 시집안간 딸내미, 그
       자 수가 갑자기 왕창 폭증하고             보건당국이 통사정을 해도 내               다스리는 자가 나오면 당장 인              우리 집이라고 맨날 평화롭겠              리고 세 개는 결혼 한 아들 부
       있다. 식당내 식사도 열자마자             잘난 얼굴을 불명예스럽게 마               류의 영웅으로 추앙을 받던가              는가? 하루 종일 붙어 있자니              부와 지난주 생후 100일을 맞
       닫혀버렸다. 맥도날드나 스타              스크로 덮을 수 는 없다는 심보             떼돈을 벌어 돈방석에 앉을 것             평화보다는 짜증이 대세다.                은 손녀, 그렇게 아내가 심어놓
       벅스도 ‘드라이브 스루’ 말              인가? 마스크를 쓰지 않고 끝              이다. 코로나는 지금 천하무적              그런데 나는 발견했다. 코로나             은 6개의 선인장을 바라보자니
       고는 굳게 문이 닫혔다. 커피             내 버티고만 있다. 이래 가지고             이다. 대적할 대통령도 없고 어            가 불러온 슬기로운 가정생활               갑자기 콧등이 시큰해 졌다. 그
       한잔 시켜놓고 죽치고 앉아서              영(令)이 서겠는가? 두루두루              느 강대국도 코로나를 체포할              의 비결을! 요즘 한국의 ‘슬기             래, 이 코로나 역경 중에도 가
       영양가 없는 이 애기 저 애기를            화가 난다.                        군대나 첨단무기를 갖고 있지              로운 의사생활’이란 TV연속               족이 있으니까, 가족이 우리 집
       주고 받는 게 이민자들의 힐링              어쩔 수 없다. 나는 또 집사             않다. 그런 황당무계한 수퍼파             극 때문에 ‘슬기로운 의원생               백신이요 치료제가 아니던가?
       타임이었다. 그런데 이 거대한             로 전락하게 됐다. ‘집에서 사             워를 피해 숨을 곳은 그래도 집            활’, ‘슬기로운 직장생활’                요즘 혼자 웃으며 되씹는 오
       도심속에 사람앉을 자리가 없              는 사람’을 집사라고 한단다.              밖에는 없다. 거안실업 회장도             등 슬기롭다는 말이 뻔질나게               자성어가 있다. 처화만사성(妻
       다는 게 언어도단이다. 당연히             내 아내는 누가 투표로 뽑아주              집이 있어 가능하고 장노와 집             나온다. 그럼 나의 슬기로운 가             和萬事成), 즉 아내와 화목하면
       힐링타임도 사라졌다. 대인관              지도 않았건만 장노가 되었다.              사가 되어 피신할 곳도 집 밖에            정생활의 비결은? 밭으로 나가              매사가 순조롭다는 뜻. 코로나
       계가 절벽이다 보니 가슴에 곰             장노는 ‘장기적으로 노는 사               는 없다. 아! 코로나 때문에 더           는 것이다.                        의 유탄이 그렇게 슬기로운 가
       팡이가 서리는 것처럼 느껴진              람’이다. 아내는 일하던 공립              욱 절실하게 느껴지는 우리들               우리 집 뒷마당엔 자동차 2대             정생활의 지혜를 가져다주었
       다.                           학교가 코로나 때문에 장기 휴              의 스윗, 스윗홈이다.                 세울 만한 밭, 자동차 1대 댈             다.
        내가 살고 있는 로스앤젤레스             교에 들어가면서 일찌감치 장                코로나의 피난처가 집이라고              만한 밭이 있다. 밭이란 족보
       에릭 가세티 시장은 내가 아닌             노가 되었다.                       는 하지만 집에는 나만 사는게             에 올리기가 쑥스럽지만 우리                               조명환 목사
       다른 사람 모두는 코로나 확진              요즘 거의 모든 집에는 회장              아니다. 가족이 있다. 보통 때            는 ‘밭’이라고 부른다. 그 밭                 (크리스천위클리 발행인)

       <10면에 이어서>                   없는 성숙한 그리스도인의 모               해를 좀 보고 사십시오. 칭찬을            른 사람들에게 나가서 자기 편              씀하시는 성숙한 그리스도인의
        이것이 바로 믿음의 사람의 모            습, 성숙한 믿음의 사람으로서              듣고 자신을 드러내려고 하기              들어달라고 하기 보다는, 오히              모습, 그리고 깨끗함을 입고,
       습이요, 믿음으로 세상 속에서             살아가는 것이라고 말씀합니                보다는 좀 욕을 먹더라고 정직             려 주님 앞에 나와 조용히 기도             거룩함을 입고, 의롭게 된 표식
       본을 보이고 사는 삶입니다. 그            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이             하게 사십시오. 문제가 좀 생기            하는 자리에 서십시오. 그것이              이라고 말씀합니다.
       리고 세상 그 누구도 감당할 수            익을 보려고만 하기 보다는 손              면, 그것을 세상 사람들이나 다            바로 오늘 본문이 우리에게 말                심석현 목사(샬롬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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