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 - [남미복음신문_852호]2022년 10월 14일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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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복음신문  www.nammicj.net                                          오피니언                                      2022년10월14일 금요일                5



                                                                 오이고추가 막장과 함께 등              데 섭섭합니다. “이제 집으             지인들 사이에서 얼마나 힘들
                정찬성 목사의 복음자리 이야기
                                                                 장합니다. 다들 만족스런 표             로 돌아가세요!”하는데 헤              까? 포어에서 모국어를 찾은
                “목사님, 칼이 안 들어요!”                                 정들입니다. 목사님은 왜, 빨            어지기  싫어하는  눈치입니             이 자유함이 얼마나 좋을까?
                                                                 리 식사기도를 하지 않나 하             다. “에라! 모르겠다. 내가            두 노인네끼리 살다가 이렇게
                         주일에 점       교회에 열심히 안 나오는 가             고 모두 나만 쳐다들 보십니             한 이백 헤알 쓰지 뭐”하는             삼대가 모여 떠드니 얼마나
                        심을  준비       정들이 늘어서 목사에게 칼이             다. 짧은 식사기도가 끝나자             생각이 스쳤습니다. “지금부             좋으실까? 낯선 브라질로 아
                        하며  주방       안 든다는 항의를 하시기에              아멘 소리가 우렁차고 짧습니             터 삼십분 후에 대학로에 있             이들과 함께 살라온 은퇴 노
                        에서  목사       이르렀습니다. “죄송합니다.             다. 홍합 미역국도 시원하고             는 보라돌이에서 만나겠습니              부부에게 위안이 되는 모임이
                        에게  아        제가 한번 손봐보겠습니다.”             촉촉합니다. 제가 워낙 맛있             다.” 아이들의 환호성이 들             겠지? “오늘 아이스크림 값
                        우성입니         이렇게 얼버무리며 대충 상황             게 먹으니까 식사당번 집사님             립니다. 보라돌이는 벽을 온             보태세요”하고 식사 당번 집
                        다 . “ 칼      이 정리되었습니다.                  이 교우들 눈치 못 채게 눈치            통 보라색으로 칠한 우리도              사님께 건넨 200헤알이 약간
         이 너무 안 들어요! 목사님”             오늘 우리 식탁에는 우리가             껏 싸서 따로 한편에 챙겨 놓            시의 명물 아이스크림 집입              모자랐을 텐데 어떻게 처리했
         “이러다 사모님 손목 나가              사는 브라질 내륙에서는 참              고, 10월에 멕시코로 발령이            니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             나 궁금하지만 꾹 참고 주일
         요.” 아니 나보고 어쩌란 말            귀한 생선구이가 올라왔습니              난 박노권 김애경 집사님이              며 달려오신 서너 대의 차에             오후 해방된 시간을 즐깁니
         인가? 육십평생, 생전 칼은             다. 안쇼바라는 살이 찰진 맛            준비한 후식까지 먹고도 일어             서 내린 교우들이 테이블 여             다.
         한 번도 안 갈아봤는데..... 무         있는 고기입니다. 주방 담당             날 생각들이 없으십니다.               럿을 차지하고 오늘 식사당번              유권사님, 주일예배 끝나고
         채를 쓸던 집사님이 한마디              하시는 집사님이 당신 식당               이야기꽃들로 삼삼오오입니              이었던 안소바 집사님이 종이             ‘목사가운’ 벗어 옷걸이에
         하니까 옆에서 함께 점심을              식재료를 주문하면서 교회 식             다. 이게 진정 코이노니야지!            를 들고 다니며 일일이 메뉴             걸 때가 제일 홀가분합니다.
         준비하던 다른 집사님도 거드             사당번인 것을 생각하고 듬뿍             내가 밑에다 심어 키운 고수             를 묻습니다. 나는 늘 거기에            그 기분에 아이스크림까지 나
         십니다. 솔직히 난 손재주가             주문한 것이 틀림없습니다.              에 대한 이야기가 없어 섭섭             가면 정해진 메뉴 “아싸이”             누니 더욱 신이 나는 주일 오
         없습니다. 유권사님, 저는 목            거기에 파란 고추냉이가 한              했습니다. 앙상하게 뜯겨나              가 있어 묻지도 따지지도 않             후입니다. 주방의 칼 가는 문
         회를 하면서 교회 주방의 이             덩이씩 간장종지에 들어 있는             가서 줄기만 남을 만큼 맛있             습니다.                        제만 확인하면 만사오우케이
         런 저런 일들을 해결해주시는             고급스런 상차림입니다. 계란             게 드셨으면 감사하다든지 무              집사님들 모임, 권사님들 탁            입니다.
         해결사 집사님들이 늘 있었습             말이, 김이 귀한 곳에서 김같            슨 이야기가 있어야 하는 것             자, 남자성도들 그룹, 주일학                           정찬성 목사
         니다. 그런데 요즘 남편들이             은 케일튀김, 맵지 않은 파란            아닌가 하고 귀를 기울이는              생모임이 자연스럽습니다. 현                  (브라질선교교회 담임)


       [조명환의 쓴소리, 단소리]                                          가 아닌가?                       다. 그래서 원로목사님 앞에서             기네 교회에 민폐 끼치는 노
                                                                 겨우 예배당에 나왔거나 사              는 무조건 관등성명이 베스트              인네로 천대하는 교회도 있다.
              원로목사님께 ‘관등성명’                                     람들  모이는  곳에  등장했으            ATTITUDE다.                   그런 교회에 원로목사가 어떻

                                                                면 여러 후배들을 만나게 된               군대 갔다 온 분들은 다 아는            게 몸담고 예배하러 나가겠는
                          친지  자     길을 안주고 모른척 지나치려             다. 그럼 후배목사들이 찾아가             말이 관등성명이다. 이등병이              가? 담임목사와 교회 중진들
                        녀의   결      던 나에게 그 원로목사님은 조            서 “목사님 안녕하세요? 저              나 부대 쫄다구들이 상급자에              이 짜고 치는 고스톱처럼 원로
                        혼식   참      용히 한방 먹이면서 “너 겸손            누군지 아시지요?” 이것 또              게 지적을 받거나 혹은 눈이              목사를 물먹이는 교회도 있다.
                        석차   지      하게 살아라!” 그렇게 타이르            한 건방이다. 기억력이 날로              마주치면 차렷 자세로 경례를              은퇴후 생활비를 도와준다고
                        난 8월 샌      는 듯 느껴졌다. 내가 먼저 알           쇠해지는데 어느 젊은 목사가              하면서 고함수준으로 일러바               했다가 교회가 조금만 어려워
                        프란시스        아봤으면 달려가서 저는 누구             나타나서 “저 아시죠?” 다              치는 자신의 계급과 이름이 관             지면 제일 먼저 짤라내는게 원
                        코를   다      입니다, 그렇게 이름을 밝히고            짜고짜 들이대면 무엄하기 짝              등성명이다. 목사에게 계급장              로목사에게 가는 돈이다. 대개
                        녀왔다.        인사한번 굽실하면 폼나는 매             이 없는 짓이다. “나 당신 몰            이 있을리 없다. 다만 어느교             원로목사 무시하는 그런 담임
       골프장 클럽하우스에서 열린               너였을텐데 괜히 “저 원로목             라요” “누구시더라?” 그런              회 누구인지를 밝히면 그게 관             목사는 나중에 똑같이 뒤통수
       결혼식장에서 우연히 옛날 알              사님이 날 알아보겠나?” 그             대답이 나오면 당장 “아이고              등성명인 셈이다.                    를 맞고 비참해지는 경우를 많
       고  지내던  원로목사님을  만            분의 기억력을 얕잡아보고 대             원로목사님 치매끼가 왔네”                원로목사들에게 제일 가슴아              이 보았다.
       났다. “저 분이 나를 알아보             충 건방을 떤 것이 대실수였             라며 동네방네 소문내고 다닐              픈 일이 ‘섭섭마귀’라고 하               음수은원(飮水恩源)이란 말
       겠어? 은퇴한지도 오래 되셨              다. 어찌보면 양심불량이었다.            것 아닌가?                       지 않는가? 뻔히 알고 있는 후            이 있다. “물을 마시는 사람
       고 그 동안 안보고 지난 세월              그날부터 단단히 결심했다.              원로목사님의 기억력을 테스              배목사가 인사를 생략하고 지              은 그 우물을 판 사람을 생각
       이 얼만데...” 나혼자 지레짐            아는 원로목사님을 어느 자리             트하지 말자. 저 모르시겠어              나치면 섭섭한 건 당연하다.              하라”는 뜻이다. 담임목사가
       작을 하고 그냥 모른척 얼굴을             에서 만나던지 내가 먼저 달려            요? 제가 누군지 아세요? 이런            “내가 은퇴했다고 이젠 별볼              새로 들어오면 담임목사와 한
       피했다. 결혼식이 끝나고 테이             가서 이름과 출신을 밝히며 인            질문은 금물이다. 그냥 다가가             일 없는 노인네란 말이지? 네             배를 타고 은퇴목사 서운하게
       블에 앉아서 식사를 하고 있는             사하기로 했다. 군대처럼 관등            서 알아보건 말건 정중하게 이             가 날 보고 인사도 없이 그냥             하는 장로나 평신도 지도자들
       나에게 그 목사님이 찾아 오신             성명을 확실하게 밝히기로 한             름을 밝히고 어느 교회 목사입             도망쳐?” 그런 서운한 마음              은 간혹 그럴수 있다 치자. 그
       게 아닌가? “아이고, 조 목사            것이다. 원로목사님들은 기억             니다, 그렇게 밝혀드리자. 알             을 심어주면 원로목사에 대한              래도 목사는 ‘선지동산’이
       님이 여기까지 오셨군요? 반              력이 젊은 사람들 같지 않다.            아보시면  좋고  그냥  모른다            예의가 아니다.                     란 신학교에 가서 훈련받은 영
       갑습니다.” 난 쥐구멍이 있으             치매끼가 있던 건망증이 있던             는 표정이면 내 쪽에서 예절               원로목사님을 잘 모시는 교회             적 기본기가 있지 않은가?
       면 숨고 싶은 심정이었다. 눈             기억이 가물가물 해 지는 나이            을 갖췄으니 그것으로 오케이              가 있는가 하면 원로목사를 자                          <3면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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