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 - [남미복음신문_855호]2022년 11월 4일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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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남미복음신문  www.nammicj.net                                    오피니언                                              2022년11월4일 금요일



         ◆ 문학의 길에서 ◆                                             에 골인하기/자기 이불 자기             다.                          의 축제라고 하는 할로윈 행
                                                                 가 개기/신발 얌전히 벗어 놓             별것 아닌 일 같지만 알고 보           사에서 일어났다. 마구잡이로
                                틀                                기/  튀지 않게 오줌 누고 물           면 실제와 다른 것이 너무나             집을 뛰쳐나온 대다수의 20
                                                                 꼭 내리기/밥차릴 때 숟가락             많다. 일찍 잠을 깨지 못하는            대들이 참사를 당한 사건은
                                     시의 해석이 어렵다는 무거              놓기……. 손꼽아 보니/어려             아이는 필경 밤새 게임을 했             혹시 나의 의지와 판단이 아
                                     운 틀을 잠깐 내려 놓고, 이정           운 일 한 가지도 없다.] 시 보          다고 여기고, 시험 점수가 낮            닌 부화뇌동 하는 심리 때문
                                     인의 [남자들의 약속]이라는             다 더 웃기는 것은 나의 유치            은 아이는 공부를 전혀 안했             은 아니었을까! 거리두기의
                                     초등학교 6학년 국어 교과서             한 질문이다. 시의 내용에서             다고 생각한다. 맛있는 음식             해제 이후에 일어난 대참사이
                                     에 나오는 시를 가볍게 읽으             남자들이 한 약속이 무엇인              을 자식상으로 밀어 놓으면              기에 더욱 안타깝기만 하다.
                                     며 평범한 일상 속으로 들어             가 생각한다. 그럭저럭 두 서            엄마는 이 음식을 싫어한다고              가정교육이 절실하다는 생각
                                     가 보자.                       너 개를 꼽았지만 그리 중요             생각하고…….  이미  굳어져            이 생뚱맞다. 여자가 밤 늦게
                                      [남자가 셋이나 되는 집에             한 내용이 아닌 것 같아 흐지            버린 통념을 쉽게 바꾸진 못             다님을 용서하지 않으셨던 부
         사람들은 때로 어떤 규칙과              서/하나뿐인 여자 마음 몰라             부지 그냥 넘어간다. [새벽에            한다.                         모님의 걱정이 새삼, 이제와
        형태와  관습에서  벗어나려              준다고/엄마가 집을 나갔다./            야 돌아온 엄마, 차 안에서 음            여자, 남자, 선생, 부모, 지          고마움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는 몸부림이 있다. 여자는 이             쓰레기 버리러 나간 엄마가              악 듣다 그만 잠들었단다] 생            성인…… 이런 말 뒤에 ‘답             틀이라는 것이 때로는 인간의
        래야 한다는, 학생은 저래야              들어오지 않았다./엄마가 잘             략된 부분을 마저 읽으니 완             게’라는 말을 넣게 되면 상             부족한 판단력을 잡아주는 끈
        한다는, 어른은 이래도 되지              가는 운동장에도 없고/길 건             전 반전이다. 엄마가 집을 나            당한 부분이 본래의 속성을              의 역할을 하는 것이라 여기
        만 젊은이는 그래서 안된다               너 공원을 샅샅이 찾아도 없             갔다고 생각한 것은 아이들이             뒤집어 놓는다. 기준이 없는             며 틀을 벗어나려는 생각보다
        는…… 이런 기본적인 생각들              다./나는 쿵쿵거리는 가슴으             고 스스로의 잘못된 점을 깨             잡다한 근거없는 이론이 시작             틀을 울타리 삼아 생각의 방
        은 어떤 틀이 있기 때문이다.             로/다리 밑에도 살펴 보았지             달은 것도 아이들이다. 엄마             될 뿐이다.                      향을 자리 잡는다면 어떨까?
        조금은 우스꽝 스럽지만  공              만/그림자도 보이지 않았다./            가 내 눈 앞에 당장 보이지 않            거리두기가 해제되고 어떤              복잡한 마음으로 하루를 마감
        감이 가는 재미있는 시가 있              집이 발칵 뒤집힌 줄도 모르             으면 일단 엄마는 나를 버렸             통제에서 벗어나려고 몸부림              한다.
        어  소개하려고  한다.  함축,           고(생략)/엄마  앞에서  남자           다고 생각하는 아이들이 만들             치는 젊은이들이 떼 죽음을                             김동순 권사
        상징, 참여, 이런 것들 때문에            끼리 약속했다. 양말 세탁기             어 낸 고정된 틀인지도 모른             당한 사건이 어이없게도 외국              (배우리한글학교장, 연합교회)

       [조명환의 쓴소리, 단소리]                                          다. 정말 예수님과 더 가까워             이자 정식칭호는 모스크바 총              해 세상을 뒤집어 놓았다. 그
                                                                지려는 그 몸부림에 존경을 금             대주교다.                        의 나이 아직 75세. 아직 망령
         ‘지구촌 밉상’ 모스크바 총대주교                                     할 수 없다. 관광객들이 하도              내가 이 분을 두고 문제아 어            이 들 나이는 아니지 않는가?

                                                                몰려오니까 이번엔 마테오라               쩌구 하는 것은 직분으로 따질             전쟁에서 죽으면 죄가 다 씻긴
                          정 교회      놓은 장식들이 있다. 어딜가나            가 오염되었다며 더 철저하게              경우 대단히 모욕적인 발언,              다고? 신학을 공부했다는 레
                        (Orthodox   정교회가 소유하고 있는 예배             외부와 봉쇄된 아토스산(Mt.             아니 불경죄에 속한다. 러시아             닌그라드 신학대학에서 그렇
                        Church)     처소는 비슷한 분위기다.               Atos)으로 옮겨가는 수도사들            정교회는 3대 기독교 분파, 즉            게 배웠는가 묻고 싶다.
                        하면   신       베들레헴의 예수님 탄생교회             도 많다고 들었다.                   천주교·개신교·동방정교회                 푸틴의 30만명 군 동원령이
                        앙적으로        지하에 있는 메시야 탄생장소              그러나 정교회라고 해서 수              중 하나인 동방정교회에서도               내려진  당일  예배  시간에는
                        대단히         에 새겨놓은 14각 은별과 그            도사들처럼 세상과 문을 걸어              가장 큰 교파다. 더구나 러시             “용맹하게 전쟁터로 가서 병
                        거룩하         주변도 비슷하다. 거룩한 자리            잠그고 사는 건 아니다. 좀 많            아 정교회 신자는 러시아 내에             역 의무를 다하라. 조국을 위
                        고  때  묻     란 인상보다는 어쩐지 쌍팔년             이 열렸다고 비판받는 세계기              만 약 1억 명에 달하고 있다.            해 목숨을 바치는 사람은, 하
       지 않은 사람들로 느껴지는 반             도 시골집 온돌방에 와 있는             독교교회협의회(WCC) 일원으              그런 나라에서 총대주교는 어             나님이  계신  천국에서  영광
       면 고집불통, 협상불가, 근본             분위기다. 정교회가 관리하고             로서 세계평화를 위해 함께 기             떤 파워를 갖고 있는가? 국가             과 영생을 누린다는 사실을 기
       주의, 촌스러움, 대개 그런 이            있기 때문이다. 대체로 자기들            도하고 기후문제, 식량위기 등             원수에 준하는 대접을 받는다              억하라”고 설교했다. 그러자
       미지들도 있다. 우리가 캐톨릭             의 전통과 주장에 따른 것이겠            지구촌 민생 문제에 공동으로              고 한다. 예를 들면 대통령 전            SNS에서는 “키릴 총대주교
       교회에서 떨어져 나온 개신교              지만 우리하고는 코드가 맞지             대처하려는 노력도 한다. 다만             용기를 이용할 수 있고 심지어             를 최전방으로 보내 그의 죄를
       전통에 서 있기 때문일 것이              않는다.                        다른 나라 정교회와는 달리 러             군대의 사열도 받는다고 하니              씻게 해주자”고 비꼬았다.
       다.                            그러나 정교회하면 세속과 타            시아 정교회만은 유독 기독교              완전 수퍼 특권층이다. 그 달              지난 2012년 푸틴이 장기집
        정교회는 러시아를 비롯하여              협하지 않고 자신들의 고유한             근본주의, 러시아 제국주의,              콤한 권력의 꿀맛에 정신이 혼             권을 시작하자 ‘신의 기적’
       그리스, 터키, 중동지역에 폭             믿음의 정체성에 충실하겠다              반서방주의에다 에큐메니즘에               미해 지신건가?                     이라고 칭송하기도 했고 러시
       넓게 분포되어 있다. 이스라엘             는 순수한 영적 옹고집(?)은 사          대해서도 매우 비판적으로 알               그가 최근 지구촌 밉상으로              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것
       성지순례를 가서 예루살렘에               실 존경스럽다. 예를들면 그             려져 있다.                       데뷔했다. 우크라이나를 침공              은 서방에 맞서는 ‘신성한 투
       있는 콩나물시루같이 밤낮 붐              리스의 마테오라 수도원에 올              그런 정교회에 이번엔 문제아             한 푸틴과 찰떡궁합을 이루어              쟁’이라며 “하나님은 거짓
       비는 예수님 무덤교회(성묘교              라가보면 그 아찔한 기암절벽             가 불쑥 나타나 최근 교회 질             ‘전쟁광’으로 비난받는 푸               된 서구 자유의 세계가 아닌
       회)에 들어가면 예수님이 고난             위에 올라가서 세상과 담쌓고             서를 문란시키고 있다. 바로              틴에 대한 아첨이 도를 넘었기             러시아의 편”이라고 주장하
       을 당하시는 십자가 주변에 주             오직 수도생활에 열중하는 정             러시아 정교회 키릴 총대주교              때문이다. 지난주엔 “전쟁서              기도 했다.
       렁주렁 호박넝쿨처럼 매달아               교회  수도승들을  만나게  된           다. 그는 러시아 정교회 수장             죽으면 죄가 다 씻긴다”고 말                          <3면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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