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 - [남미복음신문_829호]2022년 4월 29일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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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복음신문  www.nammicj.net                                          오피니언                                        2022년4월29일 금요일               5



                                                                 한 내역서를 보여주면서 내가             를 주는 것이다. 얼떨결에 고            방에 들어가려면 현관에서 샵
                정찬성 목사의 복음자리 이야기
                                                                 없는데도 내 친구들과 목사님             인의 유지를 받아들고 식탁에             과 별표 그리고 아라비아 숫
                  선교사님 애쓰셨습니다                                    들이 많이 와주셔서 감사했다             앉았다. 경상도에서는 장례식             자가 뒤섞인 번호키를 눌러야
                                                                 고 덕분에 장례를 잘 마쳤다             에 문어숙회가 빠지면 큰 결             문이 열린다. 이제 겨우 현관
                          제   8 1 회   성한우 조합원으로 축산대학             고 날 위로했다. 이목사도 어            례이고, 전라도에서는 홍어가             에 들어왔을 뿐이다. 그리고
                        동부연회         을 나온 용현이와 함께 200            머니 장례에 와서 동생들을              빠지면 안 된다는 말을 들었             승강기를 타고 5층 숙소까지
                        를  마치는       여 마리를 키우고 있어 듬직             위로 한 장본인이다. 식사를             는데 진짜 문어숙회와 양념간             올라가서 또 방문 앞에서 문
                        날 횡성 진       하다. 우리가 방문한다는 소             마치자마자 영주로 달려갔다.             장과 초고추장이 식탁중앙에              제를 해결해야 한다. 방문에
                        오형님  댁       식에 형님이 앞산에 올라 두             내륙고속도로를 달려 영주시              자리하고 조문객을 대접하는              서는 비교적 간단한 005***
                        에  들려서       릅과 곰취를 비롯한 각종 산             내에 들어갔을 때는 거의 자             것이다. 최선을 다해서 유족             를 눌러야 덜컹 숙소 문이 열
                        작년  외동       나물 쌈이 그득했고 물론 횡             정쯤 되어서다. 장례식장에는             을 위로하고, 서울 본월드 선            린다. 익숙하지가 않아서 헷
         아들 장가보낸 이야기를 열심             성한우까지 한상이다. 식사가             아침 일찍 가기로 하고 숙소             교사 숙소로 올라왔다. 빌딩             갈린다. 그래서 수첩에 적어
         히 들었다. 퇴근하고 합류한             채 끝나기도 전에 이준구 목             를 정해 들어갔다.                  출입문 비번과 호실 방문 비             들고 다니며 하나하나 대입하
         용현이 내외의 절을 받았다.             사의 장인별세 소식이 문자               경상도는 문어숙회, 전라도             번, 렌트한 자동차 번호 등 이           며 해결한다. 아마 난수표 같
         참한 조카며느리가 형님 집안             로 들어왔다. 경상북도 영주             에는 홍어회                      암호 같은 수자와 기호를 다             은 암호들을 외울 때쯤, 내 집
         의 살림밑천이길 바라며 시부             가 장례식장이다. 내가 없는              아침에 이준구 목사에게 문             외워야 숙소를 자유롭게 들락             처럼 익숙해지면 귀국일이 다
         모 내외와 시누이들과 함께              동안 어머니가 세상을 떠났              자가 왔다. “아침 드시러 오            거리거나 자동차를 주차장에              되는 것이다. 남은 기간 최선
         머리 숙이고 내가 축복기도를             을 때 함께 와서 가족들을 위            세요.” 방명록에 서명하고              세우는 일이 수월하다. 도대             을 다해서 브라질에서의 선교
         했다.                         로해준 것이 너무 감사했는데             부조를 내고 그리고 국화꽃              체 브라질에서 열쇠 한두 개             동력을 준비하고 기쁨으로 성
          횡성 한우와 곰취, 두릅쌈으            이번에는 내가 달려갈 차례              한송이를 들고 조문한 후 유             로 모든 것을 잠그고 열던 습            도들을 만날 수 있도록 해야
         로 맞아주신 형님댁 가족들              다. 한국에 들어가서 어머니             족들과 인사를 하는 것이 일             관이 환경이 바뀌면서 난수              겠다.
          그리고 횡성한우, 한국에서             산소에 갔다가 집에 갔더니              반적인데 이 가문에서는 특별             표처럼 복잡함에 혀를 내둘
         는 유명한 특산 브랜드로 저             여동생이 부조금 방명록과 장             히 부모님의 유언이라며 모              러 얼떨떨하다. 우선 우리가                            정찬성 목사
         녁을 대접받았다. 형님도 횡             례절차에 들어간 비용을 산출             든 조문객들에게 준비된 봉투             머무는 숙소가 50*호이고, 그                (브라질선교교회 담임)



         ◆ 문학의 길에서 ◆                                             발들은 사람의 외모만큼 참              내 무게를 감당하며 하루를              난 똑똑히 봤어! 난 이제 아
                                                                 다양한 생김새입니다. 삶의              인내한 내 발은 말이 아닙니             무도 안 믿어’하면서 사라져
                               구두                                무게를 측량이라도 하듯, 어             다. 할 수 없이, 편한 신발은           버린다. 아홉 켤레의 구두만

                                                                 떤 이는 왼쪽으로 다른 이는             아무래도 내 발걸음에 무리가             남긴 채.
                                     인해 신발장은 항상 만원입니             오른쪽으로 모양이 일그러진              없는 익숙한 것이어야 하니까              자신의 인생의 전부라고 여
                                     다.                          그 모습대로 몸의 방향을 유             발의 건강을 생각해야 한다며             기며 소중히 간직한 권씨의
                                      여러분은 몇 켤레의 신발이             지하며 자연스레 길을 걷습니             결론을 내리지만 여지없이 내             구두는 주인을 잃게 되며 소
                                     있습니까! 한 켤레에 두 개씩            다. 신발의 생김새 만으로도             일도 고 놈(?)의 어울림이라            설은 끝이 납니다. 소설 속에
                                     이니 그 수가 좀 될 겁니다.            그들의 삶이 어렴풋이 짐작이             는 걸 먼저 생각하겠지요. 구            주인공이 지식인이라는 것을
                                     하루의 일과를 마칠 즈음이면             되니 참 신기한 일입니다.              두와 관련된 문학작품 ‘아홉             대변하기 위해 혹은 자신의
                                     발에서 불이 납니다. 마네킹              여자들은 신발이 참 많습니             켤레의 구두로 남은 사내’-             자존심이라는 것을 지키기 위
                                     처럼 서 있지 못하고 움직이             다. 옷 모양에 따라, 색깔에            윤흥길-에서 구두의 쓰임을              해 무언가를 해결책으로 내놓
         살아 갈 때에, 있으면 있는             는 것은 내 무게를 버티는 신            따라, 상황에 따라...... 거기에        이해해 보려고 합니다.                은 것이 구두였다는 것이 참
        대로, 없으면 또 없는 대로 다            발 속에 발이 편하지가 않아             다 두서너 개씩 덧 붙이니 신             70년대의 산업화 시대에 비            특별합니다.
        갖추어 놓진 못해도 별 지장              서 그럽니다. 나를 위해 하루            발장에 신발이 자꾸 쌓입니              인간적이고 비 윤리적인 몰가              길을 지나가다 우연히 쓰레
        없이 살아갈 수 있겠지만 이              를 힘겹게 버티며 지탱해 준             다. 편할 것 같아서, 예뻐서,           치 현상으로 소외되고 병든              기더미 멀찌감치에 버려져,
        것만은 없으면 안 되고 없다              신발이 고마운 건 사실인데              내가 입을 어떤 옷과 잘 맞             변두리 인생을 걷는 인간들              뒤집혀 있는 낡고 찌든 구두
        면 불편할 것 같은 것이 있습             한시라도 빨리 벗어버리고 싶             을 것 같아서...... 여러가지 상        이 생기게 됩니다. 주인공 [권           한 짝을 보았습니다. 쓸모없
        니다. 신발장을 열어 급히 신             은 이 야멸찬 마음은 대체 무            황에 필요하다며 마련하지만              씨]는 경제적 궁핍으로 단칸             게 되어 버려진 구두 한 짝!
        을 꺼내려 하는데 이것저것               슨 반전인지요. 내일도, 모레            어느 것을 기준 삼아 신발을             방에 세 들어 사는 가난한 소            구두에 담긴 숱한 인생의 얘
        짝도 제대로 맞지 않는 신발              도, 어쩔 수 없이 나의 일상과           택해야 하는 심리적인 고민도             시민으로 설정된 인물인데 집             기들이 구두와 함께 버려진
        들이 줄줄이 걸려 나오며 마              함께 할 신발, 그 신발에 관한           한 몫을 하니 신발이 족쇄 같            안 살림과 어울리지 않는 아             것 같았습니다. 나도 모르게
        구 쏟아집니다. 실내에서는               얘기를 할까 합니다. 길을 걷            다는 생각이 듭니다. 실용성             홉 켤레의 구두를 항상 반짝             발 밑에 구두를 바라봅니다.
        실내화, 비 오면 장화, 추운             다가 힐끔, 다른 이의 신발을            과 유용성, 게다가 미적 분위            거리게 닦는 일로 자신의 자             잠시 그 자리에 서서.
        겨울엔 부츠, 해변에선 샌들,             쳐다보는 일이 습관처럼, 하             기까지 따지다가 결국 어느              존심을 세우는 시대적 현실을
        운동할 땐 운동화.... 상황에            여간 열심히 쳐다봅니다. 오             하나를 포기하여 편한 쪽보다             상징하는 인물이기도 합니다.                            김동순 권사
        따라 달리해야 하는 신들로               고 가는 무리 속에 각자의 신            어울림을 택할 때가 많지만              ‘그 따위 이웃은 없다는 걸              (배우리한글학교장, 연합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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