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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셋
                                                               불치병이 선사한 ‘불행불감증’

                     한국안전수영협회 설립자, 잎새뜨기 생존수영 공동 개발자  김철기 (2011 진단)

         약 8년 반 전 서울대병원 파킨슨병 센터에서  '행복 전도사'로서의 역할을 해나가겠다고
         학과장님이 PET CT 라는 특수 뇌 촬영을 한  약속드렸답니다. 물론 제 페이스북 친구들은
         후 제게 불치병을 확진해 주는 순간 저는 절                     제게 환호로 응답했고요. 곧바로 병 극복을
         망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위한 프로젝트를 힘차게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이내 마음을 가다듬고 활짝 웃으며
         답했습니다. “확진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기
                                                      먼저 마음의 근력을 키워서 불행을 딛고 행
         왕 이렇게 되었으니 앞으로 저는 매일매일                       복해지기. 다음은 체력 회복을 위한  매일 아
         을 세 배씩 더  행복하게 살아가겠습니다.”
                                                      침저녁 수영 시작. 마지막으로 일상 업무와

                                                      인간관을 더 열심히 해나가기. 이른바 마음
         저는 2년이 넘게 무엇 때문인지 병명도 모른                     과 몸과 인간관계 면에서 동시에 에너지를
         채 왼편 손발과 몸의 절반이 굳어져 이틀이                      풀가동시켜 삶에 있어서  행복을 찾는 데 집
         멀다 하고  물리치료, 침과 온갖 민간요법으                     중했습니다. 첫 번째로 제가 처한 여건을 정
         로 힘들게 버텨왔던지라  저는 의사 선생님                      확히 파악하고 받아들여야 했습니다. 아무래
         으로부터 불치병인 파킨슨병으로 확진 판정                       도 남들보다는 힘들게 살아가야 할 것이고
         을 받은 순간에 긴 터널을 빠져나온 기분이                      남들만큼 오래 살지 못하게 될 것이라는 점
         었던 것 같습니다. 따라서 오히려 병명을 알                     을 가감 없이 받아들여야 했습니다. 그런데
         게 되자 마음을 가다듬고 까짓거하고 받아들                      삶과 죽음을 깊이 생각하게 되면서 언제 삶
         였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확진을 받는 그 자                    을 마감하더라도 후회가 되지 않는 삶을 살
         리에서 제가 앞으로 오히려 매일매일 세배씩                      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죽음에 관한 생
         더 행복하게 살아가겠노라고 다짐을 한 점은                      각을 정리한 후로는 마음이  그렇게 편해질
         여러분께서도 쉽게 이해되지 않을 것 같습니                      수 없었습니다. 아마도 우리 삶의 가장 크고
         다. 이는 제가 갖고 있던 비밀('회복 탄력성')                  어려운 고민이 해결되어서 그런 게 아닌가
         의 발로이며 이에 관해서는 아랫글에서 제가                      싶습니다.
         설명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렇게 노력한 결과 저는 파킨슨병을 얻었지
         여하튼 분명한 것은 그날 그 순간 이후 제 삶                    만 '불행 불감증'(제 신조어)에 걸려 불행과
         이 크게 반전되어 긍정적인 삶으로  통째로                      는 담을 쌓고 지금껏 살아오고 있습니다.
         바뀌어 버렸습니다. 당시 저는 미국 유학을                      그 덕분에 저는 비록 병세는 진행돼 하루하
         마친 후 15년이 넘게 마닐라에  소재한 국제                    루 쉽지 않은 시간을 보내고 있으나 단 한 번
         기구에서 일해 왔었습니다. 한국서 병 확진                      도 왜 하필이면 내가  이 고약한 병에 걸렸을
         을 받고 난 후 돌아간 직후 저의 병명을 직장                    까? 하고  제 지병을 탓해 본 적이 없답니다.
         과 페이스북 등에 알렸고 불치병을 극복해나                      이는 제가  특별해서가 아니고 그저 달리 뾰

         가는 과정을 숨김없이 보여 주고 오히려                        족한 방도를 찾을 수 없었던  때문입니다.
                  본 소식지에 올릴 환우와 보호자의 파킨슨병과 함께 살아가는 이야기를 기다립니다.   010-8229-6219

            34  Dear  Dr. James Parkin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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