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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넷
자갈이 이렇게 많아도 같은 게 없다.
대한파킨슨병협회 상담사 한기향 (2014 진단)
나름대로는 일찌감치 출발, 카페에 들러 가 가져간 음식을 먹으며 살아 온 이야기를 한
져 간 보온병에 아이스커피 구입. 다. 따로 산 세월이 30년이 훌쩍 넘었다.
11시 지나 울산 도착하니 늦었다고 불평이
시다. 안 가는 것보다 낫다며 달래며 가지고 아픈 데를 속여서 고칠 것도 병을 키웠다 하
갈 것들을 정리한다. 신다. 속인 거 없다 말을 안 했을 뿐이지. 라
고 나는 답한다.
나는 복숭아 중탕한 것과 텃밭에서 가져온 그게 그거지라고 하신다.
오이, 지인이 보낸 증편.
엄마는 미역국에 찰밥을 준비하셨다. 내가 두 번이나 약 먹는 것을 보고 하루에 몇
밥 대신 떡으로 먹자며 남겨두었다. 번 먹노? 한 번만 먹고 음식을 잘 먹어라. 양
약은 중독되고 독이 많데이.
울산 친정집에서 30분 거리 정자 바닷가 도 예~~~라고 답한다.
착. 고운 모래 아닌 고운 자갈밭에 자리를
잡고 뜸질을 시작했다. 알고 보니 83세 엄니도 발가락이 시려서
12시 반쯤 시작 꼬박 네 시간을 앉았다가 눕 바다에 오고 싶으셨던 것이다. 예전 이모님
기를 반복했다. 들과 뜸질하러 온 추억을 회상하신다.
나를 덮어주고 발을 깊숙이 자갈 속으로 밀
우리보다 늦게 오는 사람, 먼저 자리를 뜨는 어 넣으신다.
사람들로 인해 엄니의 첫 마음은 가라앉았다.
오가는 이들은 한결같이 뜨겁다고 말한다. 그러곤 하시는 말씀.
엄니가 설명하신다. "자갈이 이렇게 많아도 모양이 같은 게 하나
몇 날 며칠 불볕더위라서 자갈이 달대로 달 도 없다. 사람도 이렇다. 생긴 것도 사는 모
아서 뜸질하기 좋다. 습도. 니가 아픈 데가 많아도 남 없는 다른
복은 있으니 그래 살아야재."
요구하시는 대로 나는 다리를 펴고 누웠다.
발끝에서 배까지 고운 자갈을 얹고 또 얹어 몽돌도서관 근처 무료 공용주차장에
주신다. 진짜 뜨겁긴 하다. 긴치마에 내복에 화장실도 세면대 설치도 잘 되 있어서 편리
양말까지, 그래서 견딜만했다. 하게 이용하고 돌아왔다.
근처 횟집에서 이른 저녁으로 물회를 먹었다.
나는 행복한 나쁜 딸년이다. 멍게와 전복회가 첨가된 물회, 오는 내내 향
아들 셋은 잔병치레도 안 하는데 딸 하나가 이 살아 있었다.
우째 갖은 병치레를 다 하노 하시며
내가 자세 바꿔 모래가 흘러내리면 또 끼얹 한번 더하러 오너라고 신신당부하신다
어 주신다.
본 소식지에 올릴 환우와 보호자의 파킨슨병과 함께 살아가는 이야기를 기다립니다. 010-8229-6219
이른아침 까치소리 3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