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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 성결교회와 신학 제41호 (2019 봄) 성결과 목회 | 100주년 교회탐방 _ 수정동교회
수정동교회 15대 담임목사님으로 2009년 11월에 부임하셨는데, 목사님에 대한 소개를 해
주십시오.
저는 모태신앙인으로 신학대학교를 가야한다고 말씀하시기에 그저 당연히
가는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목회자가 되어야겠다는 어떤 소명이나 사명감 때문
이 아니라 목회자가 되도 괜찮겠다는 생각으로 입학했습니다. 신학대학교에 입
학해서 학교에서 만난 목사님, 전도사님들의 모습과 교회에서 만난 목사님, 전도
사님들의 모습이 너무 다르고 위선적이라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입학한지 한두
달 만에 자퇴문제로 고민했습니다. 그런 중에 군목시험에 붙은 겁니다. 다른 학생
들이 군목시험을 보길래 따라 봤을 뿐인데 붙어버린 거죠. 그게 떨어졌어야 목회
자의 길을 안 갔을 텐데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인도하심이
었습니다.
군목입대 전에 서울신학대학교를 졸업하고 감리교신학대학교 대학원에서 공
부한 뒤에 명지대학교에서 영문학을 공부했습니다. 당시는 학부만 졸업해도 군목
으로 입대할 수 있었던 시기여서 입대 전까지 관심분야를 공부한 것입니다. 그리고
28사단 포병연대 군목으로 입대하여 첫 번째 목회를 시작했습니다. 입대 전까지
제대로 된 목회사역을 해본 경험이 없어서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감사하게도 연대
장님의 배려로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 대학원에 입학해 관심분야를 더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 국군벽제병원으로 근무지를 옮겨 3년간 복무했습니다. 저는 그 병원에서
인생의 큰 경험을 했습니다. 병원에는 신앙생활하는 의사, 간호사 선생님들이 있었
는데 그분들이 진심으로 저를 반겨주시면서 성경공부를 제안했습니다. 그분들의
제안으로 매주 수요일 점심시간에 사사기를 공부하기로 약속하고 준비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정형외과 의사 선생님이 해주셨던 말이 기억났습니다. “목사님 저는 정
형외과 의사입니다. 환자의 뼈를 만지는데 전문가입니다. 목사님은 성경의 전문가
이시죠? 목사님을 통해 성경공부를 할 수 있게 되어 정말 기쁩니다.” 그 말이 제게
얼마나 큰 부담감이었는지 모릅니다. 그렇지만 그 말이 제 인생을 변화시키는 중
요한 계기가 됐습니다.
성경공부를 준비하면서 이런 생각을 해봤습니다. 내가 성경공부할 때 가장 싫
었던 것이 무엇이지? ‘일, 질문하고 질문 받는 것’, ‘이, 성경말씀 암송하는 것’, ‘삼,
숙제 내주는 것’. 그래서 질문 없고, 암송 없고, 숙제 없는 성경공부를 생각하고, 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