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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기 | 아름다운 유산  135






















                                           푸거라이



               엌, 욕실 그리고 정원이 있다. 그 당시 이 집의 1년 집세는 1 라인굴덴(Rheinischer
               Gulden)인데 오늘 날의 돈으로 환산하면 0.88 유로이다. 우리나라 돈으로 환산
               하면 약 1,140원 정도 된다. 당시 1 라인굴덴은 일용직 노동자의 1주일 임금에 해
               당하였다. 그런데 약 500여 년이 지난 오늘에도 집세는 그 때와 똑 같다. 푸거라
               이에 들어 올 수 있는 자격은 빈곤의 위험에 처한 수공업자, 가족이 없는 일용 노동

               자인데 가톨릭 신자라야 했다. 그곳에 살았던 사람들 가운데 훗날 역사에 남을 만
               한 사람들이 살았던 집에는 기념판이 그 집의 문 위에 붙어 있다. 가장 눈에 띤 것
               은 유명한 작곡가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의 증조부인 프란츠 모차르트가
               1681년부터 1693년까지 살았다는 판이었다.
                  이 마을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몇 가지 의무가 있었다. 첫째, 매일 이 주택 단지
               를 건립한 푸거와 그 가족을 위해 하나님께 기도해야 한다. 둘째, 주기도문과 아베
               마리아 기도 그리고 사도신경을 고백해야 한다. 푸거는 당시 유럽의 최고 갑부로,

               황제나 교황이 돈이 필요할 때에는 그에게 돈을 빌렸다. 푸거는 한 편으로는 초기
               자본주의가 지닌 부정적인 면도 지니고 있었다. 루터는 이런 푸거를 향해 “아주 짧
               은 기간에 갑부가 되어 왕들과 황제를 완전히 사로잡은 사람이 어떻게 거룩하고
               바르게 항상 살 수 있겠는가?”고 비판하였다. 그러나 그는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자비심이 있는 사람이었고 이 가난한 사람들이 모여 자립할 수 있는 이상적인 종교
               적인 마을을 만드는 꿈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자기가 가진 많은 재산을 어떻게 하

               면 선하게 쓸 수 있는가를 아는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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