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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동규 | 소확행 시대와 교회의 대처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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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 없”기 때문에 그것이 자신의 삶에서 “첫 번째 가치가 되어야 한다.”  그 어떤 것
               도 ‘나’의 행복을 방해할 수 없다. 만약 ‘나’의 행복을 방해하는 것이 있다면 단호하
               게 그것을 치우고 배제할 것이다.
                  많은 현대인들이 개인의 합리적 이기심이야말로 자신의 행복을 보장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특히 오늘의 젊은이들은 어른들처럼 다른 사람들 눈
               치를 보지 않는다. 아무도 자신의 인생과 삶을 대신 살아주지 않기 때문에 행복을
               위한 자신의 결정은 그 어느 것보다도 존중받아야 한다. 배우 김혜자 씨가 2019
               백상예술대상 TV 부문에서 대상을 받았는데, 그가 밝힌 수상 소감은 현대인들의

               이런 합리적 이기주의를 잘 대변한다. “지금 삶이 힘든 당신, 당신은 이 모든 것을
               누릴 자격이 있습니다. 오늘을 살아가세요. 눈이 부시게. 후회만 가득한 과거와 불
               안하기만 한 미래 때문에 지금을 망치지 마세요.”
                  한편 ‘소확행’은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의 줄임말)과도 깊이 관련되
               어 있다. 일전에 어느 잡지에 ‘워라밸’을 추구하는 현대인들에 관한 글을 기고한 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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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있었다.  과거에는 직장인들이 회사에 충성하기 위해 초과근무나 야근을 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겼지만 요즘에는 단호하게 거부한다. 주 52시간 근무가 법으로
               정해진 것도 이런 태도를 만드는 데 한 몫을 했다. 수당이 더 늘어나는 것도 원치
               않는다. 오히려 직장으로부터 ‘칼퇴근’을 한 뒤 자신이 행복해질 수 있는 공간으로
               간다. 친구와 함께 맛집을 찾아가기도 하고 건강한 삶을 위해 취미 활동을 하거나
               체육관을 찾기도 한다. 때로는 시간을 내어 여행을 가기도 한다. 이 모든 것들이
               ‘소확행’을 추구하는 활동이다.
                  어쩌면 이런 현상은 일정한 사회와 집단 내에서 전체를 아우르고 통제하는 중

               심을 상정하는 근대주의적 사고 체계를 부정하고 중심의 힘을 모든 개체와 구성원
               에게로 돌리는 포스트모던 문화의 탈중심적 특성에 기초하고 있다고도 볼 수 있
               다. 포스트모던 문화에서 각 개체의 목소리와 주장은 전보다 더 강화된다. 정치
               는 중앙 집권보다도 지방 분권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인다. 각 조직의 구성원들이
               위로부터 내려오는 명령 또는 지시에 따르지 않고 담대하게 자신의 의견을 제시하
               는 모습은 예전에는 쉽게 보기 어려운 장면이다. 이런 커뮤니케이션 구조에서 권위




               5) 미멍/ 원녕경 역, 『나는 합리적 이기주의가 좋다』 (서울: 다연, 2017), 35.
               6) 최동규, “워라밸 시대, 헌신하지 않는 교인들,” 「목회와 신학」 (2018년 12월호): 58-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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