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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성결교회와 신학 제41호 (2019  봄)    특집 | 워라밸 시대와 교회


            주의는 무너질 수밖에 없고 서로를 존중하는 다원적 구조가 형성된다. 대표적으로

            단체 카톡방을 보라. 방을 연 사람은 있지만 방장은 자신의 기득권을 주장할 수
            없으며, 구성원들 중 그의 권위를 의식하거나 인정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모두
            가 주인이고 모두가 주체적으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다원적 구조는 각 개체마다 자신의 소중한 가치를 인식하게 만든
            다. 모든 개체에게 권위가 부여되는 구조에서 자기 자신이야말로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고 가치 있는 존재라는 자각이 생겨난다. ‘나’의 행복은 다른 그 어느 누구의
            행복으로도 대치될 수 없다. 그것은 ‘나’의 자발적인 선택에 의해서만 가능하다. 이

            시대 한국인의 합리적 이기주의는 바로 이런 토양에서 싹튼다.



               3. 세 가지 행복 담론

                위에서 ‘소확행’을 가능하게 만드는 문화적 코드들을 살펴보았는데, 이제 한
            걸음 더 나아가 ‘소확행’이 가리키는 구체적인 행복 담론에 대해서 말해 보자. 『트렌

            드 코리아 2018』에 따르면 ‘소확행’ 현상이 나타나면서 사람들의 행복 담론도 변화
            되었다. 이 책에서 저자들은 행복 담론의 변화 양상을 세 가지로 제시하고 있다. (1)
                                                                    7)
            ‘미래’에서 ‘지금’으로, (2) ‘특별함’에서 ‘평범함’으로, (3) ‘강도’에서 ‘빈도’로.  이 세
            가지는 오늘을 살아가는 한국인들이 무엇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를 말해 준다.
                첫째, 오늘의 한국인들은 미래보다 현재의 가치를 더 중시하는 경향을 보인
            다. 나 역시 어떤 특별한 경험을 계기로 현재적 삶의 중요성을 재발견하게 되었다.
            특별한 경험이란 작년에 건강 검진을 받고나서 겪은 일련의 사건들을 말한다. 작
            년 7월에 건강 검진을 받은 결과 폐에 이상 징후가 발견되어 정밀 검사를 받았다.

            그런데 지역 병원의 담당 의사는 내게 70-80% 암으로 추정되니 빨리 큰 병원에 가
            보라고 말하는 것이 아닌가! 그 말을 듣고 나는 큰 충격에 휩싸이게 되었고, 기도
            하면서 죽음에 대해 깊이 생각하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그때 나는 그동안 내가 지
            나치게 미래에 초점을 두고 사느라 현재 삶의 소중함을 제대로 누리고 살지 못했
            다는 사실을 깊이 깨달았다. 결국 대학병원에서 암이 아니라는 최종 진단을 받긴
            했지만 그 일로 인해 현재 삶을 소중히 여기며 살기로 다짐하게 되었다.



            7) 김난도 외 7인, 『트렌드 코리아 2018』, 263-2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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