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2 - 성결과신학 V.42
P. 32

최동규 | 소확행 시대와 교회의 대처  31



                  오늘의 한국인들은 ‘카르페 디엠’(carpe diem) 곧 ‘지금 이 순간을 즐겨라’는 말

               에 깊이 공감한다. 지금 행복하지 않으면 미래에도 행복할 수 없다. 따라서 미래를
               위해 현재의 삶을 희생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미래를 위해서 돈을 아끼고, 하
               고 싶은 것들을 절제하며 사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글머리에서 언급했던 내 딸의
               이야기도 이런 관점에서 보면 충분히 이해가 된다.
                  둘째, 오늘을 살아가는 한국인들은 평범한 일상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있다.
               일상에서의 경험들은 가성비가 좋은 ‘소확행’을 쉽게 얻을 수 있는 보물 창고와도
               같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특별한 활동과 이벤트를 통해서 행복을 찾고 누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런 특별한 일들은 자주 일어나지 않는다. 어쩌다 일어
               난다. 그런데 이런 특별한 행사에 집착하는 동안 자칫 평범한 일상에서 얻는 행복
               을 놓치는 수가 있다. 돈이 많이 드는 특별 행사도 의미 있지만 평범한 일상 속에서
               도 함께 하는 사람에 따라서, 그리고 자신이 주어진 상황을 어떻게 이해하느냐에
               따라서 얼마든지 행복을 느낄 수 있다.
                  세 번째 트렌드는 두 번째 트렌드와 연동되는데, 진정한 행복이란 어쩌다 강도

               가 센 특별한 이벤트나 사건을 경험하는 것보다 작은 기쁨이지만 일상생활 속에서
               자주, 그리고 꾸준히 경험하는 데서 온다는 것이다. 이렇게 볼 때 최근에 TV에서
               연예인들이 시골에서 일상적인 삶을 살아가면서 또는 민박집이나 하숙집을 운영하
               면서 소소하지만 진정한 기쁨과 만족을 얻는 모습을 자주 보여주는 것도 이와 관
               련이 있다. “행복의 조건으로 흔히 언급되는 좋은 자동차와 호화로운 저택, 좋은
               대학 등의 조건을 갖추면 행복하기는 하지만 이러한 조건의 완성으로 얻는 행복은
               오래 지속되지 않고 곧 소멸된다. 결국 행복은 ‘강도’의 문제가 아니라 ‘빈도’의 문
                         8)
               제인 것이다.”  결국 소소할지라도 지속적으로 누적된 행복이라면 그것이 어쩌다
               한 번씩 찾아오는 큰 행복감보다 훨씬 더 낫다는 뜻이다.




               그러면 어떻게 목회해야 하는가?


                  지금까지 우리 사회에 널리 퍼져 있는 ‘소확행’ 현상에 대한 문화적 코드를 이



               8) 앞의 책, 266.
   27   28   29   30   31   32   33   34   35   36   37